◆ 경제신문은 내친구 ◆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면 창업하기 어렵지 않은 환경입니다. 지금 여러분에게 중요한 것은 시간을 어떻게든 쪼개서 더 많은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관심 있는 영역을 찾고 고민하고 경험을 쌓다 보면 누군가와 경쟁을 해야 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풀필먼트(fulfillment·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인 콜로세움코퍼레이션 박진수 대표는 최근 한양대에서 열린 ‘매경CEO 특강’ 연사로 나서 학생들을 향해 부딪치고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스타트업 창업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에게 “정부가 주는 창업 혜택이 늘어난 만큼 지금 당장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영역에서 어떤 경험을 쌓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이날 강연을 ‘밀레니얼 Z세대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와 이커머스, 그리고 풀필먼트’라는 주제로 풀어갔다. 박 대표는 서울대에서 경영학·소비자학을 전공하고 KTF·KT에서 개인 마케팅전략, 상품·요금기획을 담당하던 중 창업을 꿈꿨다. 그는 “마흔이 되기 전에 창업을 하고 싶었고 39세 전에는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번듯한 직장을 나와 약 2년간을 ‘대학내일20대연구소’ 소장으로 지내면서 트렌드 변화를 몸소 체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박 대표가 풀필먼트 시장에 뛰어든 것은 트렌드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인플루언서(온라인에서 영향력이 큰 사람) 부상과 온라인 커머스 발달로 중소 물류 업무가 늘어나면서 이를 대신 맡아줄 서비스 수요가 늘었던 것. 박 대표는 2015년 이후 트렌드 변화 키워드에 대해 △2015년 떳덕후(떳떳한 덕후)의 주목 △2016년 관태기(관계에 권태로움)와 혼코노(혼자 코인노래방 가기) △2017년 나로서기(외부 치료에 기대지 않고 나 홀로 서다: 인생 자체는 긍정적으로, 개소리에는 단호하게) △2018년 희소가치 열풍(흩어진 가치에 지갑을 열다) 등으로 풀어냈다.
박 대표는 “오늘날 트렌드 변화를 이끄는 것은 전 세계 인구 중 62.5%, 소비 인구 중 40%를 차지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튜버 정보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73.4%에 달하고, 오프라인 매장 없이 직접 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D2C 비즈니스가 등장하고 있다”며 세태 변화를 설명했다.
풀필먼트 분야로 창업 아이템을 잡은 것은 물건 구입 방식은 변했지만 이를 배송하고 맡아줄 서비스는 변하지 않아서다. 이를 혁신할 자신이 있었던 것. 콜로세움이 개발한 풀필먼트 운영 플랫폼 ‘콜로(Colo)’는 중소형 판매자와 중소형 창고주를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지원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입고·보관, 주문·수집 처리, 피킹·패킹 담당, 출고·운송, 반품, 매출·재고 관리를 대행해 준다. 그만큼 판매자들은 개발과 마케팅에만 집중하면 된다.
박 대표는 “아무리 인플루언서라도 하루 배송 물량이 40개를 넘어가면 물류 처리 부담에 직면하게 돼 있다”면서 “온라인 스토어와 오프라인 물류창고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주는 것이 콜로세움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전국 12개 창고를 통해 월 4만건에 달하는 물류를 처리하고 있다.
박 대표는 “마흔에 진입하면서 창업을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었다”면서 “다만 나랑 생각이 맞고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친구나 파트너가 있다면 함께 창업을 준비하는 것이, 팀워크를 잘 발휘하는 것이 성과가 좋다”고 조언했다.
출처: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20/10/1070721/
매일경제 / 이상덕 기자